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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김대중 대통령 주요저작(회견)
 
르몽드인터뷰번역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049  
북한체제, 좋든 싫든 중국의 자취 따라 변화 중
– 김대중 前 대통령 인터뷰 –
<Le Monde>, 2007년 4월 15~16일자, 국제면, Philippe Pons
르몽드 : 북경 6자회담의 2.13 합의를 기해, 북핵 프로그램 해체의 험난한 여정이 시작되었다. 이 과정이 결실을 맺게 되리라고 생각하는가?
김대중 전대통령(이하 김대중) : 이번에는 성과가 있으리라고 본  다. 북한과 미국은, 각국 나름대로의 이유로, 전략적 선택을 했다. 북한의 핵야욕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세 가지의 선택 가능성이 있다. 첫째, 군사력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중국, 한국, 러시아뿐 아니라 일본조차도 이에 대해 반대하고 있고, 북한이 군사적 공격에 대해 저항할 경우, 한반도에서는 1950-1953 한국전쟁 이후 또다시 참혹한 재앙을 겪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한국 국민들은, 이 같은 재앙을 겪을 가능성에 대해, 확고히 반대하는 입장이다. 두 번째로는, 경제적 징계조치로 평양정권의 숨통을 죄어서 넘어뜨리는 방법이다. 그러나, 북한은 궁핍함도 견딜 수 있음을 입증해 보였다. 그리고 그 경우, 중국이 원조를 거부한 채 북한을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궁지에 몰린 평양이 군사 기술을 팔아 넘기려는 유혹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징계의 효율성은 의문의 여지가 있다. (이런 견지에서 볼 때) 대화만이 (유효한) 선택 가능성으로 남는다.
르몽드 : 이번에는, 합의 이후 시작된 이행 과정의 결실이 맺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근거는 무엇인가?
김대중 : 부시 행정부는 막다른 골목에 이른 것과 같은 처지이다. 군사적으로 근동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진창에 빠져 있는 상황이고, 평양에 대한 경제적 징계 조치들은 효과를 보지 못했으며, 이라크 전쟁은 실패했다. 부시의 정책이 평양의 핵 개발을 막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가정하면, 북한과도 실패한 것이 된다. 하지만,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부시에게는 북핵위기 타결이 임기 기간 동안 본인의 외교적인 성공의 자취를 남길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된다.
         평양 정권은, 진퇴유곡의 상황에 처한 자신들의 처지를 인식하고 있다. 북한은 에너지와 경제적 지원을 필요로 한다. 중국의 인내심도 일종의 한계에 이르렀다. 미국이 양보를 하는데도 평양이 계속 뻣뻣하게 나온다면, 북경 측은 더욱 화를 낼 것이다. 일본이나 타이완이 북한의 사례에 고무되어 핵무기를 갖추려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면서...
르몽드 : 평양이 플루토늄 생산을 멈추고 핵무기도 포기할 태세가 되었다고 보는가?
김대중 : 미국과 국제사회가 평양정권에게 (체제) 안전보장을 충분히 해 준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평양은 정권 안전보장의 대가로 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입장을 늘 표방했다.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이 바라던 바이기도 하다. 북한 사람들은 신뢰할 수가 없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최소한, 그들이 성의가 있는지 테스트는 해 보아야 할 것이다.
르몽드 : 2003년 미 국무 차관보 제임스 켈리가 북한이 우라늄 농축 비밀 프로그램의 존재를 시인했다고 밝힘으로써 유발된 (2차) 북핵 위기로부터 어떠한 교훈을 얻었는가?
김대중 : 미국의 공화당은, 1994년의 북미 조약을 받아 들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공화당 측은 1994 북미조약을 무산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동원했고, 조지 부시가 집권하면서 이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러한 공화당 측의 태도는,) 2006년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사태로 귀결됨으로써, 6년이라는 세월이 허비된 셈이 됐고, 평양 핵 야욕에 대한 잠금 장치(1994 북미조약)가 존재했던 그 전보다 더욱 위험한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이 같은 위기로부터 얻은 교훈이라면, 부시 행정부의 정책은, 핵 위기 타결의 의지보다는 북한정권 타도를 유발시키려는 의지가 더 크게 반영되었다는 점이다.
르몽드 :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관련해서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김대중 : 난 제임스 캘리의 발언 내용에 매우 놀랐다. 그의 대화 상대였던 북한 대표들은, 실제로 가동되고 있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이 존재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그들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당시 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북한에 실제로 가동되고 있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은 존재한 적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르몽드 : 앞으로 5년 동안 북한체제가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보는가?  평양 측에서는 중국 모델과는 다른 자신들 고유의 모델을 따른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대중 : 좋든 싫든, 북한체제는 중국 또는 베트남의 자취를 따라 변화해 가고 있다. 지금까지 속도는 느리지만 돌이킬 수 없는 변화의 움직임이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적대감이 누그러진다면, 북한의 변화가 빨라질 것으로 확신한다. 그렇지 않으면, 변화는 좁은 보폭의 움직임으로 진행될 것이다. 대화를 하며 접촉 및 교류 기회를 확대하는 것만이 신뢰의 분위기를 만듦으로써 개방을 촉진할 것이다. 민주주의는 외부로부터 강요될 수 없다. 북한에서든 다른 어느 곳에서든.
* 김대중: 노벨 평화상 수상, 前 한국 대통령(1998-2003), 북한과의 화해 주창자